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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로 활짝 열리는 시장] FTA, 중소기업엔 毒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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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10-30 15:02 조회5,4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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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세계가 우리 경제영토


수출지원 컨설팅 등 적극 활용 글로벌 시장개척 기회로 가격경쟁력 못갖춘 中企에도 FTA는 이제 선택 아닌 필수전문 교육과정 등 참여 통해 정보력·인프라 부족 극복해야




부산시 서구 남부민동에 위치한 희창물산. 국내산 냉동수산물과 가공수산물ㆍ해조류 등을 수출한다. 이 회사에 자유무역협정(FTA)은 시련 정도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전략까지도 바꿔야 하는 위기였다. 희창물산의 수산물 수출은 FTA 체결이 본격화한 지난 2007년 이후 매년 10%씩 감소했다. 

이런 희창물산에 FTA 위기극복의 지원군이 찾아왔다. 바로 부산세관 FTA집행센터였다. FTA의 피해자라는 내부반발을 설득하는 일부터 시작해 원산지 확인작업까지 진행하며 희창물산은 건멸치ㆍ냉동갈치 등 6개 제품에 대해 유럽연합(EU)과 아세안(ASEAN),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인도 등에서 원산지 인증을 완료했다. 

결과는 예상을 초월했다. 내년 1월20일 희창물산은 수산물가공업체로는 처음으로 영국 런던에 직매장(H마트)를 연다. 올해 50만달러에 불과한 해외시장 매출액도 내년에는 6배 늘어난 3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열린 FTA활용성공사례 경진대회에서 희창물산은 최우수상을 받았다.
FTA가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중소기업에 독이 될 것이라는 예측은 섣부르다. FTA는 오히려 중소기업에 시장확대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FTA는 중소기업에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다. 

최근 국내 금융회사와 수입업체들이 낭패를 겪은 것은 FTA가 독이 된 대표적 사례다. 업체들은 EFTA와의 FTA 협정관세를 적용해 '스위스산' 금괴를 대거 수입했다. 하지만 업체들이 스위스산이라고 생각했던 금괴는 스위스에서 정련작업만 거쳤을 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제3국산 금괴였다. 결국 원산지요건 미비로 금괴를 들여온 한국의 주요 금융회사와 업체들은 가산세를 포함해 150억원의 세금을 내야 했다. 

대기업에 비해 정보력과 인프라 구축이 미흡한 중소기업은 FTA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 FTA는 이익도 손실도 동시에 줄 수 있는 양날의 칼인 탓이다. 이창우 한국FTA연구원 원장은 "전세계 FTA는 호환성이 없어 개별 중소기업들이 FTA 내용을 일일이 파악하고 적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보가 취약한 중소기업은 복잡한 FTA 규정 때문에 생기는 혼란으로 손실이 발생하는 '스파게티볼 효과'에 빠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FTA에 대한 인프라가 취약한 중소기업은 정부의 각종 FTA 지원사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현재 기획재정부와 관세청 등을 주축으로 여러 유관기관들이 FTA 전문 교육과정을 개설, 운영하고 있으며 FTA 활용지원 컨설팅 및 설명회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FTA 활용지원 컨설팅의 경우 올 한해에만도 600여개의 기업이 이를 통해 FTA 체결국과 수출입 업무를 진행했다. FTA 활용지원 컨설팅은 관세사와 회계사 등 전문가가 해당 기업을 방문해 원재료 및 제품에 대한 HS품목을 분류하고 원산지를 판정한다. 이를 토대로 원산지증명서 발급 및 원산지관리 시스템 활용을 지원한다. 재정부는 오는 2013년까지 2만개에 달하는 전체 수출기업 중 30%(6,000개)까지 컨설팅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 전국 20개 대학에 FTA를 전공과목으로 개설해 실무인력의 저변을 확대하고 FTA 원산지관리 프로그램 시스템을 중소기업에 무료로 보급한다. 김현철 청솔관세법인 관세사는 "FTA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거부감이나 두려움 때문에 막상 정부에서 제공하는 FTA 활용지원사업 참여율이 아직까지 저조하다"며 "FTA를 모르거나 거부할 경우 향후 세계 교역무대에서 배제되는 현상이 초래될 수밖에 없어 FTA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서울경제 이유미기자 yium@sed.co.kr